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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화폐수집을 시작한지 이제 30년이 훨씬 넘어섰다. 내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이 수집품도 나이가 들며 나름대로 사연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넓은 세상의 모든 화폐를 다 수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으니 어떤 때는 자료를 통해서 숨겨진 정취라도 한번 느끼는 마음의 위안을 가진다.

화폐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대부분 사망 후 오랜 기간이 지난 후 계속 존경을 받으며 위대한 업적이 있는 사람을 선택하여 각 나라를 빛낼 수 있는 대표자로써 화폐에 인쇄하게 되므로 실로 각 나라의 역사를 통한 자존심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존 인물을 화폐에 인쇄하는 경우는 독재주의 국가등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으며 아무리 위대한 업적이 있다 하여도 그의 행동이 모범적이지 못하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세계 각국의 통용 화폐는 약 2000종으로 추정되며 이들 화폐에 실린 인물 중에서 과학자는 약30명 정도가 되며 OECD국가의 화폐 중에서는 과학자가 약20명 정도로 전체인물 가운데 16.7%(문화예술인 38.5%, 정치인 35.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과학자중 다시 천체과학자를 살펴보면 사실 너무 허탈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수가 줄어서 4명 내외에 불과하다. 이 4명을 시대별 순으로 살펴보자.


우선 코페르니쿠스(N. Copernicus, 1473-1543)가 1975-1982년에 사용되었던 폴랜드 1000츨로티(Zloty)에 인쇄되어 있으며(사진 1)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40원 가치의 화폐가 된다.


그 다음으로 갈릴레오 갈릴레이(G. Gallilei, 1564-1642)가 1973-1990년에 사용되었던 이탈리아 2000리라에 있었으며(사진 2) 이것은 우리 돈으로는 1000원 정도이다.


또한 뉴턴(L. Newton, 1642-1727)이 1978-1990년에 사용된 약 2000원에 해당하는 영국 돈 1파운드에 있었으며,


가우스(C. F. Gauss, 1777-1827)는 1989년부터 사용되고 있는 독일 10마르크에 등장하고 있으며10 마르크는 우리 돈으로 6000원 꼴이다.
이들 화폐의 돈 가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겠지만 미국 100달러에는 벤자민 프렝클린, 한국의 만원권에는 세종대왕이 자리잡고 있어 대체로 고액권의 경우 이용하는 횟수가 적더라도 존경을 더 많이 받는 인물이 대상인 반면 저액권의 경우는 대체로 서민적이며 더 대중적으로 가까운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있어 천체과학자들이 대중들과 더 밀접한 느낌이 든다.

이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갈릴레이, 뉴턴, 가우스 4명의 천체과학자는 15세기 말에서 18세기 말까지의 학자들이며 특히 코페르니쿠스는 기존의 천문체계와 다른 지동설을 주장하였으며,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스스로 제작한 망원경으로 달과 목성을 관찰하여 관찰의 대상을 목측에서 거시의 우주로 확대하였으며 지동설을 주장한 학자이다. 또한 뉴턴은 역학의 원리, 만유인력법칙, 유체역학, 태양계의 운행, 조석현상에 이르기 까지 많은 내용을 계통적으로 논술하였으며 행성계의 구조해석을 하였다. 가우스는 천재 수학자로 수학의 황제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데 웬일인가 할 수 있다. 여기서 가우스가 수학자로 나서기 전에 천체과학과 있었던 깊은 인연을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1801년 1월 1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팔레르모 천문대장 피아치가 8등성의 미지의 별을 하나 관측하였는데 행성으로 보기에는 너무 밝기가 어둡고 항성으로 보기에는 움직임이 빨랐다. 피아치는 2월 11일까지 6주간 관측후 과로로 인해서 관측을 중지해야 했고 그만 별의 궤적을 잃어버렸다. 그후 전 하늘을 뒤지며 찾으려 했으나 6주간의 관측으로는 추적이 불가능하였는데, 이 내용이 신문에 새로운 천체의 출현과 실종이라는 제목으로 보도가 되고, 23세의 젊은 가우스가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 그전에는 장기간의 궤적의 기록이 있어야만 궤도계산이 가능하였는데 가우스는 전체 궤도에 대한 짧은 호의 기록으로도 추적이 가능한 계산법을 완성하여 이를 가우스 법이라고 하며 현재도 이용되고 있다. 이때 계산으로 3도의 이동이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피아치가 발견한지 1년 만에 예측한 지점에서 다시 정확히 찾을 수 있었다. 이 별이 소행성 중 제 1호로 관측된 세레스이며 티티우스-보데법칙의 마지막 빈틈을 채우는 주인으로 등록되었다. 이때부터 가우스는 세레스 발견으로 큰 영광을 얻었으며 1807년부터 괴팅겐천문대 대장으로 나머지 여생을 보내게 된다.

흔히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대변혁기가 19세기였고, 물리학 발전으로 나타난 과학의 대변혁기가 20세기 초였다면, 천체과학의 대변혁기는 위 4명의 과학자가 활동한 16세기 초부터 18세기 말까지라고 볼 수 있다. 즉 천체과학은 중세 암흑기의 천동설에서 탈피하여 지동설의 확립과 계산과 예측에 의한 천체관측법이 없었다면 현대천문학도 없었다고 보아도 될 수 있다. 꼭 화폐에 등장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들의 위대한 업적은 절대로 평가절하되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티코 브라헤(Tycho Brache, 1546-1601), 케플러(J. Kepler, 1571-1630)등도 화폐에 등장될 만한 과학적 업적이 많았지만 그들의 개인적 성향에서 존경심에 대한 평가가 상쇄될 소지가 있어 아쉽다.

-이화여대 천체관측동아리 2001년도 회지에 게제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