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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GATE 4월 18일 -interview-
작성자: 정태섭 조회수: 1455 작성일: 2007/03/02
아이들에게 별 보여주는 의사

영동세브란스 병원 정태섭교수
96년부터 벌써 5년째, 영동세브란스 진단방사선과의 정태섭 교수는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 환자들과 근처 아파트 아이들 그리고 부모들이 모여 별자리 이야기와 우주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 환자와 보호자들에게는 투병의지를 북돋아주고,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오는 5월3일(금)에도 제5회 환자와 주민을 위한 별밤잔치-음악이 흐르는 별 관측회를 준비하고 있다. 보통 7-8대의 망원경을 설치하여 600-7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행사인데, 이화여대 천체관측동아리 '폴라리스'의 자원봉사와 연세의대 오케스트라의 연주, 그리고 정태섭교수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무료 별밤잔치"를 개최하려고 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야외주차장은 앞에 산이 가로막고 있어 조명등만 끄면 제법 관측할만큼 아담합니다. 그런데 최근 초고층아파트들이 인근에 신축되어 앞으로 행사때 조명이 훤하게 비치면 어찌될지 걱정입니다. 도시공해가 아니라 도시광해죠."

그가 별을 관측하기 시작한 건 중학교 때부터. 그때 이미 직접 반사경을 깎아 천체망원경을 만들었는데, 이 당시만 하더라도 4인치 반사경을 만들기 위해 1cm정도의 두꺼운 유리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겨우겨우 수작업으로 제작해 놓아도 초점이 잘 맞지 않아 상이 흐리게 보이기 일수였고, 접안렌즈가 없어 현미경은 접안렌즈를 끼워보기도 하였다. 잘 보이지도 않는 망원경을 만들어 놓고선 또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그를 호기심천국의 소년으로 자랄수 있게 해준 것은 공업고등학교 교장이었던 아버지의 힘이 컸다고 한다. 방 하나를 실험실로 만들어 마음대로 실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방학때는 용접도 가르쳐주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열린교육'을 받은 셈이다.

"해부학자이고 건축가이자 식물학자이며 도시설계가, 발명가, 지질학자이며 엔지니어, 요리사, 수학자, 군사과학자, 화가, 음악가, 재담꾼, 철학자, 항공과학자, 물리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고하신 선친께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사고 방식에 대해서 설명하시던 기억이 아직도 귀에 들리듯 합니다. 어려서부터 다빈치와 같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가더라도 그 기본만은 놓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가 말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7원칙(Michael Gelb. How to think like Leonardo Da Vinci중에서)은 첫째 호기심(Curiosita), 둘째 실험정신(Dimostrazione), 셋째 감각(Sensazione), 넷째 불확실성에 대한 포용력(Sfumato), 다섯째 예술-과학(Arte-Science), 여섯째 육체적 성질(Corporalita), 일곱째 연결 관계(Connessione) 등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특허청에 3개의 특허를 발급받은 발명가이기도 하다. 의학연구용인 "실험용 모형혈관 제조방법"은 특허 제0205360호이고, 가족들과 함께 연구한 "지렛대형 주차보조장치"는 실용신안출원 제2001-9302호, "휴대용 영상기기 스탠드"는 특허출원 제2001-20429를 받았다.

"발명하면 별난 사람들 또는 우리가 쉽게 만나지 못하는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자체가 모두 자신의 발명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보면 발명은 아주 밀접한 생활의 일부분입니다. 생활의 발견이 즉 발명인 셈이죠"

"하루는 수목원에 들렸더니 아담한 소사나무 분재가 마음에 들어 값을 물어 보니, 30년된 나무라 30만원은 해야 된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훑어 보아도 30살된 나무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약금과 증명할 것을 맡기고 분재를 빌려와서 나이테를 확인하기 위하여 인체를 촬영하는 전산화단층촬영(CT scan)을 나무에 하였지요. 예상했던 대로 나이테는 13개만 보여 13살된 나무였구요. 다시 수목원에 들려 전산화단층촬영(CT scan)사진을 보이며 나이가 13살이므로 값을 반값으로 하자고 했더니, 주인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15만원에 해주더라구요. 그런데 전산화단층촬영(CT scan)촬영비가 나무는 의료보험이 안되어서 20만원내외 였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컸지만 말입니다."

다소 엉뚱하다 싶은 그는, 그러나 진지하다. 환자를 고장난 물건 취급하지 않는 의사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과학잡지 뉴턴과 과학동아를 구입해서 울릉도, 지리산 등 시골학교로 보내는 일도 계속하고 있었다. 취재차 방문했던 그의 연구실에는 박스박스마다 잡지들이 담겨져 차곡히 쌓여있었다.

"하루종일 흑백의 필름을 보고 있으면, 삭막하고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감성을 열고 의미부여를 해보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처음에 의대에 들어와서 달달 외워야했던 지식에 숨막혀했었고, 전공결정시기에 고민없이 진단방사선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과학과 기계와 가장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죠. 진단방사선과가 남들의 눈에 "비인기학과"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는 과학과 의학과 예술의 접점에 서 있는 가장 소중한 학문입니다"

"오는 5월 3일에 아이들과 손잡고 별 보러 오십시오. 아이들에게 되도록 많은 경험과 자극을 주어야 우리 미래가 풍성해 질 수 있으니까요."

그의 의자 뒤편에 펼쳐쳐 있는 행성과 지구의 사진은 그래서 더욱 신비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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